2014 풀어야 할 숙제: 터키 사역자들의 비자 문제

2014 풀어야 할 숙제: 터키 사역자들의 비자 문제

 

글: 이세웅 실행총무 (simonlee@silkwavemission.com)

 

선교사들이 합법적으로 터키에 머물지 못하도록 하는 터키 정부의 방침을 대상으로 싸우는 것은 참 버거워 보인다.

2012년 2월 1일부터 유럽연합과 같은 법을 적용한다는 명분으로 90/180 비자법을 시작하였다. 여행자 비자로 180일 기간에 터키를 방문할 수 있는 기간은 90일이며 이 기간에는 여러 번 터키를 방문하여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180일 안에서 90일 이상은 터키에 있을 수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터키의 사역자들은 90% 이상이 이 여행자 비자를 가지고 사역을 해왔다. 터키가 지난 몇 십 년 동안은 사역자들이 여행자 비자로 머물 수 있는 여건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상황은 달라졌다.

새 비자법이 시행된 2012년 2월 이후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많은 소도시에서 사역자들이 비자를 연장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으면서 비자가 연장되지 않아 터키를 떠나야 하는 사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사역자 개인만 떠나는 것이 아니라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도 떠나고 마음을 담아 함께 사역하던 아내도 떠나게 된다. 사역지를 떠나면 사역자는 곧 후원이 끊어진다는 말도 된다. 인생이 바뀌는 것이다.

 

터키에는 많은 평신도 사역자들이 있다. 이들은 부르심을 따라 이 땅에 왔으나 고국에 돌아가면 이들을 초청하는 모임도 없고 이들을 강단에 세워주는 교회도 거의 없다. 그래서 없는 시간을 쪼개서 신학과정을 밟고 있는 평신도 사역자들을 적지 않게 보게 된다. 이들이 마음껏 사역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것은 정말로 불가능한 것인가!

터키에서 사역자들이 장기사역을 할 수 있는 비자는 의외로 몇 가지가 되지 않는다.

 

첫째는 종교비자이다.

하지만 터키에서 종교비자를 가진 내가 아는 사역자는 3명이다.

한 명은 이스탄불한인교회의 담임목사이고 다른 한 명은 안디옥개신교회의 담임목사이며 마지막 한 명은 알틴테페개신교회의 까를로스 목사이다. 특별한 계기로 정부의 허가를 받아 종교비자를 받고 사역하고 있다. 그 외의 모든 종교비자 신청은 답변 없이 거부되고 있다. 하지만 이 종교 비자만이 앞으로 장기적인 사역을 할 수 있는 적법한 비자임에 틀림없다.

디야르바크르 개신교회의 아흐멧 목사는 앞으로 터키에 들어오려고 하는 사역자들은 들어오기 전에 종교비자 신청을 할 때 3 가지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1) 적법한 신학교 졸업장
2) 보내는 단체에서 재정을 책임진다는 보증서
3) 터키에서 할 사역의 내용

이렇게 종교비자를 신청하면 당연히 정부는 여러 이유를 들어 거절할 것이다. 그러면 이런 케이스를 몇 개 모아서 유럽 법정에 정식으로 제소하는 방안이다. 이것이 정면 돌파하는 방법이다.

 

둘째는 비지니스 비자나 노동비자이다.

비지니스 비자는 사업을 하거나 외국사업체의 현지 사무소를 여는 형태로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비지니스 비자를 받고 실제로는 교회개척이나 다른 사역을 한 사역자들이 너무 많아서 정부는 페이퍼 회사로 간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정부는 해마다 실적을 묻는다. 매해 세금보고를 할 때마다 이것을 평가 받게 되는데 첫해에 꼭 수익을 잘 내지 않더라도 사업체나 현지 사무소가 발전하고 있고 발전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 비자를 연장해준다. 비지니스 비자를 받았다 하더라도 노동비자를 받는 것은 그리 수월하지 않다. 이것은 증명된 비지니스의 결과에 따라 받을 수 있다. 노동비자를 받으면 터키에서 사업을 하면서 사역을 하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정부가 허용한 노동비자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종교행위도 노동으로 보는 터키 정부의 입장에 아무런 문제도 주지 않는다.

복음 관심자가 급격히 많아지고 있는 터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성도들과 사역자들이 일할 수 있는 일터이다. 하나님 나라의 꿈을 가지고 사업을 통한 장기사역 베이스를 만들어 나간다면 이것은 사역자들이 일터를 가지고 일하는 사람이라는 지역사회에서의 합법적인 신분을 주게 되고 성도들은 그 지역교회를 섬기며 차세대 리더로서 훈련 받을 수 있는 든든한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현재 터키에 가장 필요한 사역 중에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셋째는 학생 비자이다.

관광비자로 터키에 머물 수 있는 날짜가 180일 중에 90일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역자들이 학생비자를 가지고 터키에서 공부하며 사역의 길을 모색하고 있다. 이 경우 영어나 터키어로 공부를 해야 하는 큰 부담이 있다. 특히 나이가 많은 사역자의 경우 비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를 하다 보면 캠퍼스에서의 복음전파 기회가 생기기도 하지만 공부와 사역의 심한 스트레스 때문에 건강을 해치기도 한다. 사역자의 배우자가 공부를 하여 학생비자를 받고 터키에 있는 경우도 있다. 역시 공부하는 당사자는 심한 스트레스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젊은이들이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이다. 하나님 나라의 꿈을 가지고 선교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면 이슬람권의 관문국가이며 자유민주주의가 어느 정도 뿌리내린 터키에 와서 공부하면서 선교지에서 필요한 언어와 문화적응훈련을 하는 것도 권장할 만 하다.

 

그 외에 거주 비자도 있다. 이스탄불이나 앙카라 그리고 이즈미르 같은 대도시에서는 거주 비자를 받는 것이 그리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터키에 오래 체류한 사역자들은 거주비자를 받기가 어렵고 또 연장해 주지 않아서 도시를 옮기던지 터키에서 나갈 수 밖에 없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의 동쪽과 북쪽지역에는 거의 교회가 없다. 터키 정부는 이 지역에 있는 사역자들의 비자를 연장하여 주지 않는 방법을 통해 이 지역의 사역자들을 쓸어내려는 방침을 가지고 있다. 가장 교회가 필요한 지역에 사역자들이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또 터키 동쪽의 쿠르드인들 사이에 외국인들이 들어가서 혹시 정부와의 관계를 어렵게 만드는 일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그 뿌리를 잘라내고 있는 중이다.

 

터키 81개 주 중에 48개 주에는 교회가 하나도 없다. 복음 관심자들이 가서 물어볼 수 있는 곳이 없으니 뿌려진 씨앗(복음)이 뿌리를 내리고 자라서 열매를 맺을 길이 없는 것이다. 합법적인 비자를 가지고 장기적인 사역의 베이스를 마련하고 복음을 전파하는 터키 교회와 성도들과의 동역을 통해 하나님의 교회가 속히 터키의 48개 주에 세워지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기도제목>

 

1. 성령께서 지혜를 주셔서 터키에서 합법적으로 사역자들이 머물 수 있는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2. 터키에 종교비자 발급이 가능하게 되도록

3. 합법적인 비지니스 개발을 통해서 터키에 하나님의 사업체들이 세워지고 지역사회에 복음이 퍼져나갈 수 있는 선교 베이스가 되도록

4. 학생 비자를 가지고 터키에 들어가 훈련을 받으며 하나님 나라를 꿈꿀 젊은이들을 많이 보내주시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