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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 Wave Mission 칼럼



최근 ‘이란-이스라엘’ 사태(2024)에 대한 이해와 평가

김종일 교수 (아신대학교 교수, SWM Korea 고문)
  • 현 이란-이스라엘의 분쟁과 무력충돌 사태가 결코 전면적으로 확대되지 않고 평화적으로 잘 종결되게 하소서
  • 현 이스라엘과 이란의 지도자들이 무엇보다 자국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중동의 평화를 위한 결정들을 내리게 하소서
  • 예루살렘의 평화를 위해서 기도합니다(시 122:6). 주님께서 예비하신 마지막 시대 하나님의 일들이 속히 이 땅위에서 이루어지게 하소서!

사상 최초, 이란 본토에서 이스라엘 영토로 공격 감행

현지 시각으로 지난 4월 13일, 이란은 자기 영토에서 1,800킬로 거리의 이스라엘로 300발이 넘는 미사일과 가미카제 드론을 발사했다. 이는 중동에서 수개월간 이어진 전쟁에 대한 절정의 순간이었다.

이란의 이번 공격은 이스라엘이 지난 4월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건물 공습에 대한 응징이라는 뚜렷한 명분을 지니고 있다. 이번 이란의 공격은 이라크, 시리아, 요르단 국경을 지나 목표물을 향해 이스라엘 본토를 향했다.

미국, 영국, 프랑스, ​​요르단이 이란의 이번 드론과 미사일 격추를 도운 가운데, 일부 탄도 미사일이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타격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란의 보복을 명백하게 규탄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성명에 동조한 48개국 중 대부분이 유럽 국가이지만, 우리나라와 일본, 호주, 뉴질랜드,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캐나다, 파푸아뉴기니 등의 국가도 포함되었다.

그동안 이란은 같은 무슬림 시아파인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뒤에 숨어서 자기 얼굴을 숨겨 왔다.

하지만, 이번에 이란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자기 영토에서 이스라엘 영토로 직접 공격한 것은 역사상 최초로 일어난 일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의아한 사실 하나는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이 미리 공공연하게 예고되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서 이스라엘 측에서도 이란의 공격을 미리 대비할 수 있었고, 이스라엘의 이번 피해 상황은 미비하게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란은 자국 내 뉴스를 통해 이란 국민에게 이번 보복은 성공적이었다고 매일 선전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새로운 보복 공격 시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지금, 이 상황에서 최대 관심은 이번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에 이어서 과연 이스라엘의 보복이 있을지에 대한 여부이며, 있다면, 그 시기가 언제일까에 대한 것이다.

이글을 작성하는 중, 이스라엘은 바로 오늘(4월 19일 현재), 이란의 본토 공격이후 6일 만에 이란의 이스파한 지역에 있는 육군항공대 기지로 보복 공격을 단행했다. 이란의 이스파한 지역에는 이란의 핵 시설이 있는 곳이지만,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큰 피해가 없다고 이란 정부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재 보복 공습으로 중동 지역에서 또 다시 기나긴 전쟁의 악순환을 예고하는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드는 가운데 전 세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서, 이번 양국 사태에서 예상해 볼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 두 가지 중 하나는 핵무기를 사용한 양국의 전면적인 군사 충돌이며, 다른 하나는 이란에 의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이며, 이에 따른 후폭풍으로 세계 경제의 악화이다.

물론, 이런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 않고도 제3국의 중간 역할로 양국이 만족하는 다른 협상 카드가 나온다면 불행 중 다행스러울 것이다.

▲ 출처: 연합뉴스

이란의 급변은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시작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관계는 여러 해 동안 상당히 변화해 왔다. 중동 지역의 더 넓은 지정학적 역학에 따라서 영향을 받았다.

원래 양국은 앙숙이 된 지금과는 달리, 1948년 이스라엘의 건국 후에도 협력관계였다.

당시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튀르키예에 이어서 두 번째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한 이슬람 국가였다.

당시 팔레비 정권 아래, 이란은 이스라엘을 아랍 국가주의에 대한 전략적 동맹으로 보고, 서방 세력과의 연결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여겼다. 이 협력 시기에 이란이 이스라엘에 석유를 공급하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보안 기관, 특히 정보 서비스 구축을 돕는 등 경제적 및 군사적 협력이 포함되었다.

당시 이스라엘도 비 아랍계 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해서 지지 세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이른바 ‘주변 전략’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었기에 당시 이란을 동맹국으로 대우했다.

심지어, 이란은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당시 아랍 국가에 공공의 적이었던 이스라엘에 석유를 공급하기도 하고, 군사 프로젝트 교류도 활발히 진행하는 등 별다른 분쟁의 여지가 없었다.

그러나, 1979년에 이란 내 이슬람 혁명이 일어났고, 이란의 친미 팔레비 정권이 무너지면서 이란 내 모든 상황이 바뀌어 버린다.

당시 이란의 이슬람 혁명 성공은 친미에서 반미로, 친이스라엘에서 반이스라엘로, 세속 이슬람에서 원리주의 이슬람으로 국내 정치와 외교, 사회와 문화를 송두리째 바꾸어 버렸다.

새로운 정권으로 등장한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수장인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리더십 아래 이란은 이스라엘을 중동에서 서방 국가의 전초기지로 보고 강력하게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다.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모든 외교 관계를 끊고 경제적 협약을 종료했으며, 지역 내 다른 반 이스라엘 그룹들, 특히, 레바논의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의 여러 파벌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란의 이런 이념적 전환은 대리전과 비밀 작전을 특징으로 하는 장기적 갈등의 무대를 마련했다.

양국의 이런 지속적인 긴장 관계는 핵 시설에 대한 공격, 주요 인물 암살, 시리아와 예멘과 같은 제3국 충돌에서 양국이 서로 반대하는 측을 지원하는 등의 사이버 전쟁과 직접적인 군사 충돌을 포함하며 발전했다.

하지만, 이런 심오한 적대감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는 때때로 이념적 분열을 일시적으로 초월하는 전략적 필요에 따라 비밀 협력을 진행하기도 했다.

예를 들어,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동안 이스라엘은 이란에 무기를 판매했다.

이 무기 판매의 규모는 상당했으며, 미국에서 원래 조달된 정교한 군사 장비도 포함되었다. 1981년부터 1983년까지 이스라엘의 무기 판매 총액은 약 5억 달러로 추정되며, 이 판매에는 탱크와 항공기용 부품, 포탄, 미사일 등 다양한 군사 하드웨어가 포함되었다. 이 군사 협력은 이란에 대한 글로벌 무기 금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이라크에 대항하여 지역 권력 균형을 영향을 미치고 이란과의 석유 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익을 확보하려는 기회로 보았던 더 큰 맥락 중 일부였다.

▲ 출처: CNNTURK

이 관계는 미국 레이건 행정부가 이란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을 비밀리에 용인한 이란-콘트라 사건의 일부였다. 이 사건은 공식 정책으로 이란에 대한 무기 판매를 금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란에 무기를 판매한 것이다.

이 무기 판매로 발생한 수익은 부분적으로 남미의 니카라과의 콘트라 반군에 자금을 지원하는 데 사용되었으며, 이 전략은 나중에 폭로되어 미국에서 중대한 정치 스캔들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복잡한 상호 작용은 종종 국제 관계의 모순적인 성격을 반영하며, 전략적 요구가 이념적 분열을 일시적으로 무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하면, 이란과 이스라엘 사이의 관계는 중동 지역의 더 큰 전략적이고도 이념적 갈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두 국가의 역사적 유산, 종교 이념, 그리고, 지정학적 필요에 따라서 형성되었다.

당시 카터와 레이건 정권으로 이어진 미국은 중동을 향해 제국주의적 정책을 펼치면서 이슬람권 국가들을 향해 적대적 성향을 보였지만, 강력한 친 이스라엘적 중동 정책으로 여러 이슬람 국가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었다.

당시 서방의 외교적 농간에 아랍인들의 팔레스타인 땅을 이스라엘에 빼앗겼다는 아랍 국가들의 분한 감정과 불만은 결국 이스라엘과 미국을 함께 적국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원수의 친구도 원수이기 때문이다.

이란의 이슬람 혁명 성공 이후부터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모든 외교, 무역 관계를 단절했으며, 국가로 인정하지도 않았다.

이후 2000년대로 들어오면서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유감없이 드러내면서 이스라엘을 적대시하는 팔레스타인이나 레바논 등에 돈과 무기를 제공하면서 분쟁의 싹을 키워왔다.

양국 분쟁의 절정은 이란의 핵무장 사태

양국 간 분쟁이 절정으로 치닫는 계기가 된 사태는 바로 이란의 핵무장이었다. 이스라엘이 중동 국가 전체를 상대로 힘의 우위를 유지할 수 있던 배경은 중동 유일의 핵보유국이었기 때문인데, 이란이 핵 개발로 핵보유국이 되면서 중동에서의 힘의 균형이 기울어지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후로 이스라엘과 전쟁을 치른 다른 중동 국가의 핵무장까지 부추길 수 있다. 그리하여, 이번 ‘이란-이스라엘’ 사태가 일어나기 전까지 양국의 관계는 최악이었다. 이미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해 군사적 공격까지 불사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로 양국의 충돌은 예고되었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은 ‘은폐된 전쟁’으로 묘사한다. 이는 양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은 행동을 통해 서로를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은 이스라엘과의 공식적 충돌을 피하면서 이란 지지자들에게 도움을 주는 제3국의 무장 단체들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해 왔다.

한편, 이스라엘은 처음부터 이란의 핵무장을 막는 것에 집착해 왔으며,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참여한 과학자들을 암암리에 제거해 왔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가자지역에서 벌인 대규모 군사 작전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공격이 이 지역에서 연쇄적 충돌 사태로 전개될 것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이미, 레바논 국경에서 헤즈볼라 민병대와 이스라엘 군대 사이에서의 충돌이 최근 몇 달간 늘고 있었다. 그러나, 한 가지 아이러니한 점은 누구도 현재의 충돌과 긴장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은 6개월 동안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와 파괴적 전쟁을 치러왔으며,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이전에 비해 국제적 인지도가 상당히 떨어진 상태였다. 이란은 하마스와 달리 하나의 국가이며, 하마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주체이다.

그러나, 이란 정부는 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최근 수개월 동안 이란 여성들의 종교적 차등에 반발해 온 국내 시위로 인해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시리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에 실시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고위직 인물이 다수 사망하는 피해가 발생했다.

양국의 손익계산: 이스라엘에 유리한 무승부

이란은 이번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이 성공적이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란에 별 이득을 주지 못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즉, 이번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 내부의 목표물을 제대로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란의 군사력과 현 이란 정권의 약점이 드러났다고 평가될 수 있다.

실제로 이란 내부에서도 현 정권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 이란은 이웃 국가들의 지지를 잃었으며, 다른 국가로부터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이란의 공격으로 이란 스스로 미국을 끌어들이는 계기를 만들어 주었다고 봐야 한다.

게다가, 현 이란의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는 거리에서뿐 아니라 이란 내 저명한 인사들로부터도 강한 정치적 압력을 받는 실정에다가 강력한 응징과 복수를 원하는 이란의 혁명수비대로부터 압력을 받아오고 있었다. 이에 반해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제 더 강한 입지를 확보하게 되었다.

이번 이란의 공격 이전까지 이스라엘 안에 있던 현 정권을 향한 거센 비판을 피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미국과 다른 서방국과의 불편한 관계를 회복하는 기회가 되었다. 미국과 서방측에서도 공식적으로 이스라엘을 지원할 명분을 확보하게 된 셈이다.

지금 이스라엘 내부는 최근 전쟁과 동시에 발생한 국내 정치 문제에 대한 불만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였고, 최근 가자지구에 억류된 이스라엘 국민 인질 석방에 별 진전 없이 악화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번 이란의 공격은 이스라엘이 중동의 힘의 역학 관계를 인식하지 못해서 이스라엘 영토 안으로 이란의 침략을 막지 못했다는 약점이 드러난 셈이 된다.

이란의 변치 않는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

1979년 이란이 이슬람 공화국이 된 이래, 이란의 대통령 중 ‘아마드네자드’(임기:2005~2009)를 최고의 보수강경파 인물로 손꼽는 데는 누구도 이의가 없다. 그는 역대 최고의 반미, 반이스라엘주의자로 당시 전 세계에서 가장 주의할 정치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의 집권 당시 이란의 핵 관리는 이란의 고유 주권이라고 역설했고, 유엔 연설에서는 중동 평화의 유일한 해결책은 이스라엘을 지도에서 없애는 것이라고 말해서 많은 빈축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사실, 이란의 모든 대통령의 뒤에는 1979년에 이란의 이슬람 혁명을 이끌었던 ‘호메이니’의 후계자인 ‘하메네이’가 진짜 실권자로 앉아 있다. 이 말은 이란의 역대 모든 대통령 뒤에는 하메네이가 보이지 않는 실권자로 존재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는 지금까지 실질적으로 이란을 통치해 오면서 국내 정치와 세계 여론을 의식하면서 때로는 온건개혁파, 때로는 강경보수파 대통령을 형식적으로 앉혀왔으며, 이란의 어떤 대내외 결정도 하메네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물론, 이번에 발생한 이란-이스라엘 충돌도 절대 예외라고 볼 수 없다.

▲ 이란의 최고지도자 하메네이(1939~ ), 출처: wikipedia

국제 정치에서 이념보다는 국익이다!

국제 사회는 겉으로는 이념과 종교를 내세우지만, 사실 자국이 이익이 항상 우선한다. 그 한 예로, 과거 이스라엘의 건국 이래로 중동에 수많은 아랍 무슬림 국가가 이스라엘을 향해 원한의 감정 골이 깊을 때, 튀르키예와 이스라엘 사이에서는 오랫동안 전략적 동맹 관계를 지속해 왔다. 거의 다 무슬림들로 이루어진 튀르키예는 아랍 국가들을 도와서 이스라엘을 적대시해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튀르키예는 아랍 국가들로부터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스라엘로 물과 식량을 수출하고, 대신에, 자국의 안보를 위해서 이스라엘로부터는 각종 신무기 수입을 계속해 왔다. 게다가, 튀르키예와 이스라엘은 지중해에서 함께 합동 해상 군사훈련까지도 실시해 왔다. 이는 어떤 이념이나 종교도 자국의 이익보다 절대 우선되지 않음을 전적으로 증명해 주는 사례이다.

그런 면에서, 이란도 이슬람 혁명 이후 아랍 무슬림들의 원수였던 이스라엘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유지해 갔다. 이번 사태도 이스라엘을 향한 이란의 예고된 공격이라든지,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대이란 보복 공격도 어설프기 짝이 없다.

국제 정치에서 이념보다는 항상 국익이 우선된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이번 사태를 통해 양국의 국익을 위해서는 어제의 친구가 원수가 되었듯이, 또 언젠가는 오늘의 원수가 얼마든지 친구가 될 수 있음을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까지는 양국 관계에서 이스라엘에 유리하게 전개된 무승부로 봐야 하겠지만, 두 나라는 벌써 자국의 이익을 위해 협상의 자리에 앉아서 무엇을 얻고 대신 무엇을 잃을까를 고심하며 손익계산을 따져보기 시작했다.

국제 분쟁과 충돌에서 가장 필요한 협상(Negotiation)

일반적으로 국제 분쟁이나 충돌에서 꼭 필요한 것은 협상(Negotiation)이다. 협상이란 개인, 조직 또는 국가가 가지고 있는 갈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갈등 관계에 있는 이해당사자들이 대화를 통해서 상반되는 이익은 조정하고,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상호 작용 과정이다.

1) 협상 사례: 양쪽이 모두 만족하게 하라!

맛있는 빵을 만드는 엄마 앞에서 형은 큰 것을 먹으려고 동생보다 먼저 빵을 자르겠다고 성화다. 그 속셈을 눈치챈 엄마는 “그래, 네가 자르는 것을 허락하지만, 선택은 네 동생이 하도록 하자!” 이후 빵 앞에서 형은 빵을 얼마나 똑같이 자르려고 애썼겠는가?

2) 협상 사례: 요구(position)와 욕구(interest)를 구분하여, 양쪽 욕구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창의적 대안’을 찾아라!

목이 말라 시원한 청량음료를 마시고 싶은 사람이 가게에 가서 콜라 한 병을 달라고 했다. 그런데 마침 그 가게에는 콜라가 떨어지고 사이다밖에 없었다. 만일 그의 요구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콜라가 없다고 할 것이고 협상(장사)은 거기서 끝나 버린다.

하지만 협상 테이블에서 요구(position)가 아닌 욕구(interest)에 초점을 맞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콜라를 달라는 것은 손님의 요구일 뿐이다.

그렇다면 욕구는 무엇일까? 아마도 목이 말라서 시원한 청량음료 하나를 마시고 싶은 마음일 것이다. 그래서, 그의 욕구에 관심을 가진다면 콜라가 없다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콜라 대신 ‘시원한’ 사이다가 있다고 말한다면, 그의 욕구를 자극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는 사이다로도 충분히 목을 축일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꺼이 이 제안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협상학에서 자주 언급되는 아래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

바로, 미국의 괴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 교수에 관한 얘기다. 1965년 그는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됐는데 그는 천성적으로 귀찮은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사람이었다.

“노벨상을 받기 위해 스웨덴까지 가야 한다고? 그러면, 수상식에 참석하지 않겠소.”

이에 당황한 노벨상위원회는 그를 설득하기 위해 각종 협상 논리가 동원됐다. 노벨상이 얼마나 영예로운 상인지, 수상식에 참석하는 것이 얼마나 멋진 경험이 될 것인지 침이 마르도록 설득했지만, ‘파인먼’ 교수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그의 부인이 나섰는데, 부인은 단 한마디로 그를 스웨덴으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좋아요. 가기 싫으면 가지 마세요. 그런데, 만약 당신이 가지 않으면 노벨상을 거부한 세계 최초의 수상자가 될 거예요. 그렇게 되면 수많은 기자가 당신에게 관심을 가지고 취재하러 오면 당신은 적어도 1~2주는 기자들 상대하느라 엄청나게 귀찮을 거예요.”

여기에서 ‘파인먼’ 교수 부인이 협상에서 성공한 이유는 다른 사람들은 수상식 ‘참석’과 ‘불참석’에만 초점을 맞추었지만, 그의 부인은 ‘귀찮은 것이 싫다’라는 파인먼 교수의 욕구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점이다.

이처럼, 협상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은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요구하는 게 아니라,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요구한다’라는 점이다.

즉, 협상 테이블에서 ‘요구는 욕구의 대리인일 뿐이고, 요구의 진짜 주인은 바로 욕구’라는 의미이다.

반대로 협상을 못 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협상 테이블에서 상대방이 제시한 요구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제3의 협상 중재국으로서 튀르키예 가능성

현재 이란과 이스라엘이 대치하는 위기 상황에서 튀르키예가 취할 정책은 크게 두 가지이다. 현 튀르키예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이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지역 전쟁으로 번질 위험이다. 이에 튀르키예는 중동 긴장이 시작된 이래로 모든 관련 당사국, 특히 서방에 조속한 휴전을 촉구해 왔으며, 이 과정이 계속될 경우, 분쟁이 확산할 것이라는 우려를 지속해서 표명해 왔다.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후 발표한 튀르키예 외무부의 성명에서, “우리는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전쟁이 확대되고, 격화될 위험에 대해 오랫동안 모든 대화 상대국에 경고해 왔다. 국제법을 위반한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공격은 우리의 우려를 정당화했다. 이 공격에 대한 이란의 보복과 이후 전개된 상황은 이 사건이 지역 전쟁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튀르키예 외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인류는 가자지구에서 전쟁 혹은 평화의 귀로에 서 있다면서 튀르키예는 평화를 선호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튀르키예는 현재 긴장 종식을 촉구하는 국가 중 하나이다. 터키 외무부는 관련 성명에서 “우리는 사건 발생 전, 이란 및 미국 당국과의 대화에서 자제를 촉구했다. 당사국들의 상호를 향한 기대와 메시지도 우리나라를 통해 전달했고, 그에 상응하는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한 조처를 했다”라고 밝혔다.

이란에 맞서 일부 아랍 국가가 이스라엘을 지지한 이유

1) 요르단

독자들은 이해하기 어렵겠지만, 가자지구 사태와 달리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발생한 이란과 이스라엘의 긴장 관계에서 이스라엘 편을 들었다.

이란이 지난 4월 초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대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300여 발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가한 것에 이스라엘은 즉각 동맹국들과 함께 대응에 나섰다.

이번 이란의 공격에 맞서 이스라엘을 지원한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요르단이었다. 요르단 공군은 이스라엘과 미국 항공기에 자국 영공을 개방하여 이스라엘 방어를 지원했으며, 자국 영공을 침범한 이란의 드론을 격추하기도 했다. 요르단 수도 암만 남쪽에서 격추된 드론의 영상은 소셜 미디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에 비판적 국가 중 하나인 요르단에서는 현재 국민 5명 중 1명이 팔레스타인 출신이며, 이중 요르단의 ‘라니아 알 압둘라’ 여왕도 포함된다. 최근 요르단에서 이스라엘에 반대하는 시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요르단은 이스라엘의 이웃 국가일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 ‘알아크사’ 모스크의 법적 수호자이기도 하다. 수도 암만은 무슬림들에게 큰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이 모스크가 있는 동예루살렘을 관리하면서 이스라엘과 정기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미국의 전통적인 동맹국인 요르단은 자국의 정치적 안정과 국방을 고려하여 부분적으로 어긋나는 이해관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실제로 요르단 정부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원이 정당방위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어젯밤, 우리 영공에 들어온 여러 물체가 우리 국민과 인구 밀집 지역에 위협이 되었기 때문에 격추되었다. 격추된 물체의 파편 중 일부는 요르단 영토에 떨어졌으나 큰 피해를 주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2) 사우디아라비아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황도 요르단과 비슷하다. 아랍 국가 중 요르단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스라엘 지원은 당시 많은 이를 놀라게 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 지는,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걸프 국가들은 서방의 방공 시스템을 호스팅하고 감시 및 항공기 급유 능력을 제공함으로써 간접적이지만 중요한 역할을 했다.”라고 언급했다.

사우디 정부는 국익, 국제 동맹, 가자지구 전쟁에 관한 입장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이 있기 전까지 리야드는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하는 과정에 있었다.

‘가자’ 전쟁이 발발하자 사우디는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과정을 중단했다. 리야드는 가자지구 휴전을 지지하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 활동을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는 비공개적으로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우디가 이란의 공격에서 지원했는지에 대한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사우디가 이란 미사일을 격추하려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중동은 수십 년 동안 종파적 양극화의 현장이었으며, 특히 수니파 무슬림들이 주를 이루는 걸프 아랍 국가와 시아파 무슬림들이 주를 이루는 이란 사이에서 가장 두드러졌다.

이란을 중심으로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과 같은 시아파 국가들과 수니파 국가들은 지금 양극화의 한가운데에 있으며 걸프 국가와 이란 모두 이들 국가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란이 해외에서 지원하는 단체들이 바로 여기에 해당된다. 테헤란은 여러 국가의 다양한 시아파 무슬림조직과 단체를 재정, 군사, 병참, 심지어 종교적으로도 지원하고 있다.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하쉬드 알샤비, 레바논의 헤즈볼라가 이란이 지원하는 동맹군들이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수니파 무슬림조직은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유일하다.

이번에 이란의 공격과 동시에 이 모든 단체는 예멘, 시리아, 이라크에서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라크 영토에서 발사된 미사일 중 일부는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격추되었다. 사우디가 예멘에서 미사일을 격추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이번 사태 이후 중동 지역에서의 전망

만약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된다면 해당 지역의 국가들은 과연 어떻게 반응할까?

미국의 싱크 탱크인 애틀란틱 위원회의 중동 담당 부국장, ‘마수드 모스타자비’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직후 기고문에서 “오늘 밤의 공격이 더 광범위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으로 발전한다면 이스라엘의 보호자로 인식되는 지역 관련국들은 대규모 충돌의 한가운데에 놓일 수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만큼 지역 국가 지도자들은 양국이 분쟁을 끝내도록 독려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쓴 바 있다.

결국 누구도 이 지역에서 이번 충돌로 인해서 긴장 관계가 오래가기를 원하지 않는다. 더군다나 이번 분쟁의 충돌이 더 크게 확대되는 것도 절대 원하지 않는다. 그래도 양국의 체면과 위신이 떨어지지 않고, 명분을 세워주면서 양국 모두를 만족시켜 줄 협상안을 하루빨리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세계 경제에 막대한 타격과 손실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지금, 양국의 협상을 위해 어느 나라가, 어떤 방법으로 이끌어 갈지에 대해 세계인의 관심이 몰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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