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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김진영선교사)

봉투에 담긴 의미

swm 2024.11.09 17:03 조회 수 : 50

튀르키예 동남부 국경에 맞닿은 이라크 북서부 신자르(Sinjar)이라는 곳에 독특한 종교와 문화를 가진 야지디(Yazidi) 사람들이 살고 있습니다.

야지디 사람은 불을 숭배하는 조로아스터교(Zoroastrianism, 배화교)를 기반으로 여러 종교의 영향을 받아 사탄을 숭배하는 이단 종교로 알려지게 되어 역사적으로 주위의 나라와 민족으로부터 끊임없이 핍박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야지디 사람은 외부 세계와 교류하지 않고 이교도와 결혼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다른 민족, 다른 종교를 믿는 사람과 결혼할 경우 추방을 받거나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2014년 IS는 이슬람을 믿지 않는 야지디 사람들을 말살시키기 위해 신자르 지역을 공격하여 남자들을 죽이고 여자들은 성 노예 인신매매로 팔려가고 대학살 과정에서 수많은 야지디 사람들이 튀르키예와 이라크로 흩어지게 됩니다.

2017년 4월 베델 의료팀과 함께 북 이라크 두훅에서 멀지 않은 한 난민 캠프를 방문했습니다. 이곳은 IS에 의해 남편과 자식을 잃어버렸거나 IS의 성노예를 끌려간 후 도망쳐 나온 야지디 여성들과 자녀들이 사는 캠프였습니다.

주위로부터 멸시와 차별을 받는 지역이었습니다. 저희는 IS에게 7명의 아들을 잃어버리고 일곱 며느리와 손주들과 살고 있는 할머니를 만났습니다. 한순간에 7명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남편을 잃은 아내의 아픔을 그 누가 위로할 수 있을까요? 짧은 기간이나마 작은 섬김과 나눔을 위해 머나 먼 미국에서 시간과 재정을 내어 이들을 위로하며 섬기는 이유는 우리의 작은 섬김이, 우리의 작은 드림이, 우리의 작은 나눔이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이 흘러가는 통로가 되어 복음의 역사가 일어나는 것을 분명히 믿기 때문이었습니다.

흩어진 난민들 가운데 누군가의 섬김과 나눔, 누군가가 전한 복음을 통해 그들의 마음이 열리고 복음을 듣고 성령의 초자연적인 역사로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했다는 난민 성도들의 수많은 간증을 들었습니다.

구원의 역사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달려있고 그들의 선택에 달려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파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입니다. 누군가는 땅을 기경하고 누군가는 씨앗을 뿌리고 누군가는 물을 준다면 하나님께서 그분의 때에 열매를 맺게 하실 것을 믿습니다.

6개월 후에 시리아/이라크 난민들 가운데 교회를 개척한 아랍어권 사역자 수양회(10월31일-11월3일)가 안디옥 개신교회에서 있었습니다. 난민 복음전도자와 교회개척자 약 30명이 모였는데 그곳에서 야지디 젊은 사역자 부부를 만났습니다.

야지디 사람들 중에 성도가 되어 사역자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참 감사했습니다. 현재 이 야디지 가정은 이스탄불 시리아 난민 교회 지도자로 사역을 잘하고 있습니다. 수양회 기간 동안 난민 사역자들의 간증과 사역 보고를 들으며 비록 전쟁과 테러로 인해 난민으로 흩어지는 고통은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섭리이며 은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양회 마지막 날 3명의 사역자가 저와 동료 목사를 나오게 하여 한 봉투를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 봉투는 ‘Syrian Offering for Church Planting’ 교회개척을 위한 시리아 난민 교회 사역자들의 헌금이었습니다. 그 당시 난민은 하루에 1달러를 버는 어려운 상황 중에도 $234,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을 교회개척을 위해 드린 것이었습니다.

봉투를 받은 것이 감사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난민들에게 주는 자, 베푸는 자의 위치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고전 1:27-29)

2002년부터 10년 동안 저는 튀르키예에서 단 한 명의 개종자도 얻지 못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면 2014년 IS 등장이후 흩어진 난민들 가운데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역사하시는 놀라운 섭리를 보면서 난민을 향한 우리의 생각과 하나님의 생각이 다르고, 복음전파와 교회개척을 향한 우리의 방법과 하나님의 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2017년 아랍어권 난민교회 사역자 수양회에서 이 봉투에 담긴 의미는 하나님께서 교회개척운동(Church Planting Movement)으로 우리를 부르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 봉투는 우리 사역의 전환점이 되었고 교회개척운동의 모멘텀이 되었습니다. 난민의 드림과 나눔이 우리에게 큰 은혜와 축복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2018년 1월부터 12명의 현지 사역자와 함께 동역하는 교회개척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지 사역자들이 복음 전파와 교회개척 사역에 전념하도록 기본적인 생활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교회개척기금(Church Planting Fund, CPF)을 만들고 교회와 성도들이 참여하도록 격려하고 있습니다. 교회개척기금을 통해 현지 사역자 한 가정당 생활비 매월 약 $500을 지원하며 현재 80 가정 가운데 아직 19 가정을 지원하는 교회가 연결되지 못한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교회가 연결되거나 기도동역자님 가운데 개인, 자녀, 회사의 이름으로 지원하는 재정 후원자가 일어나도록 기도해주세요.

IS로 인해 난민 대이동이 시작되기 전 2013년은 튀르키예 81개의 주(Province) 가운데 47개주에 단 한 개의 교회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난민들을 통해 복음이 전파되고 교회가 개척되면서 2021년 20개주로 줄어들었고, 2024년 현재 주로 줄어들었습니다.

여호와 하나님께서 지금도 이슬람권의 땅과 민족들을 계속 흔드시고 흩어지는 난민들 가운데 음부의 권세가 이길 수 없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세우는 교회개척운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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