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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분쟁과 터키 의회의 파병 승인

글: BBC (1/3/2020)
번역: 한국 번역팀

 

지난 1월2일(목) 터키 의회에서는 리비아 파병을 허락하는 법안이 찬성 325표와 반대 184표로 통과됐다.
수도 트리폴리 소재의 리비아 통합정부는 유엔이 인정한 정부이며, 터키는 이들과 동맹을 맺게 됐다.
리비아 정부는 동부 군벌인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의 거센 저항에 대항하고 있다.

백악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의 통화를 통해 리비아에 대한 “외국의 개입”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금요일에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키프로스 대통령이 리비아 파병은 “지역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경고했다.

3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하프타르 장군에 대항한 비전투병 파견이 정부군의 고문과 훈련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안을 리비아에 대한 유엔 무기 금수 조치의 중대한 위반이라고 덧붙였다.

이집트 역시 하프타르 장군을 지지하는 터키의 결의안에 대해 비판하며, 이것이 “지중해지역 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 말했다.
지난주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리폴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군사 지원을 위해 의회의 승인을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집권당인 정의개발당 (AKP)은 의회의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기에, 반대표를 던진 주요 야당의 지지 없이 해당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법안이 하프타르 장군을 지원하는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및 러시아와의 분쟁에 터키의 개입을 심화시키며 긴장을 높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해당 법안은 1년 간 유효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병력 지원의 규모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이야기하지 않았다.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터키는 준비됐으며 자국 군대와 국방부 역시 준비됐다”고 말했다.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이 이끄는 리비아 국민군은 파예즈 알사라즈 총리가 이끌고 있는 리비아 통합정부(GNA)로부터 수도를 장악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터키는 리비아 분쟁으로 자국의 이익과 지역 안정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의 긴 독재가 무너진 후부터 무력에 의해 고통받고 있다.
그 이래로, 리비아는 내전으로 파괴되고 있으며 완전한 통치권을 가진 정당이 없다.
최근 분쟁은 지난해 4월, 하프타르 장군이 국제적으로 공인된 정부를 축출하기 위한 시도로 트리폴리를 공격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8개월 후, 리비아 통합정부(GNA)가 트리폴리 남부 외곽에 있는 하프타르 장군을 저지하면서 전투는 계속됐다. 하프타르 장군이 수도를 위한 "최종전"과 결정적인 전투를 선포한 이후로 최근 몇 주 간 분쟁은 더욱 격화되었다. 이 군사 강자는 40년 이상 리비아 정치에서 활동해 왔으며 1980년대 후반, 분쟁으로 미국으로 망명해 살게 될 때까지 카다피의 측근 중 한 명이었다.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이번 법안 통과를 하프타르 군대 세력에 보내는 “정치적 신호”라고 말했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무장관은 투표 이후 트위터를 통해 “리비아의 움직임은 우리 나라의 이익 보호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집트는 해당 법안에 대해 터키 측의 "국제적 합법성에 대한 명백한 침해"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집트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이집트는 리비아에 대한 터키군의 개입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 경고하며 그러한 개입은 지중해 지역의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강조한다”고 밝혔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리비아의 “외국 군사세력의 개입”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의장을 맡았다.
 
법안이 통과되기 이전,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리비아 분쟁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두 대통령은 “지역 문제 해결에 있어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했다. 나아가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음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리비아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터키는 리비아의 내전에 더욱 깊이 휘말릴 위험이 있으며, 파병 결정은 분쟁 국제화의 새로운 단계로 이끌 것이다. 터키는 이미 유엔이 인정한 트리폴리의 리비아 통합정부(GNA)에 장갑차를 공급했으며, 정부를 대신해 드론을 운용하고 있다. 터키군은 “훈련과 자문” 역할로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은 매우 유연한 설정이다. 만약 트리폴리 정부가 궁지에 몰릴 경우, 터키는 좀더 직접적으로 개입할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칼리파 하프타르 장군이 이끄는 리비아국민군은 이집트, 요르단, 그리고 결정적으로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은 반공식적으로 러시아 군수업체와 수단과 차드 용병들로부터 현지에서 직접 지원을 받는다.

터키는 리비아를 지중해 동부에 있는 전략적 요충지의 일부로 보고 있다. 최근에는 에너지 탐사에 관한 경제협약을 트리폴리와 체결하기도 했다. 그러나 터키의 행동은 당국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으며 더 광범위한 지역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


<출처: https://www.bbc.com/news/world-europe-50975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