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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 Wave Mission 칼럼



터키의 평화와 외잘란의 운명

터키의 평화와 외잘란의 운명


터키가 평화를 외면하면서, 수감된 쿠르드 지도자의 앞날에 암운이 드리우고 있다



글: 암베린 자만 (터키의 맥박, 알모니터 지, 9/20/2018)
번역: 김지영 (새누리교회)

2018년 3월 21일,  이스탄불에서 한 남자가 수감생활 중인 쿠르드 정치 지도자 압둘라 외잘란의 얼굴이 그려진 깃발을 흔들고 있다
(사진제공 : 로이터 통신 무라드 세제르)



작년 10월에 시리아 쿠르드족이 이끄는 부대가 라카에서 IS에 승리했을 때, 일단의 쿠르드족 여전사들이 압둘라 외잘란의 얼굴이 그려진 진노랑색 깃발을 펼쳐 흔들며 소리질러 환호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터키 정부가 불법 단체로 규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의 리더로 현재 수감 중인 압둘라 외잘란의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이 전세계의 쿠르드족들을 근심케 하는 가운데 이 여전사들의 행동은 앙카라 정부를 격분하게 하였다.

“미국은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라며 터키 대통령 레젭 타입 에르도안은 으르렁거렸다. 미국은 그들의 시리아 쿠르드족 동맹인 쿠르드 민병대(YPG)가 PKK와 관련이 없다고 계속 주장할 것인가? YPG의 창설을 실질적으로 관리 감독한 PKK는 수천 명의 터키군인을 죽였고, 수백 명의 민간인을 대상으로 테러를 저질러 미국무부가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지목한 반군 단체이다.

펜타곤은 급히 YPG의 행동을 비난하는 성명을 냈지만, 이 단체의 멤버들은 전혀 뉘우치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압둘라 외잘란의 글과 철학은 우리 병사들에게 평화와 민주주의의 이상을 고무시키며 이번 승리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가 아니었다면 IS에 대한 승리는 결코 가능하지 않았다” 라고 YPG 전사 측의 비디오 성명서는 밝히고 있다.

에르도안과 그의 보수정당인 정의개발당(AKP)도 최근까지는 이것에 동의했을 것이다. 터키 정부는 베일에 쌓인 정보국장 하칸 피단의 주도 하에, 전 세계의 쿠르드인들에게 “아포(아저씨)”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추앙받는 외잘란과의 평화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 그러나, 30년 이상의 피흘림의 역사를 끝내기 위한 2년 반 동안의  노력은 2015년에 끝이 나고 말았다. 에르도안의 국내 정치 주도권을 위한 이해관계와 시리아에서의 PKK 세력 확장에 대한 터키 정부의 두려움, 상호 간의 깊은 불신이 그 원인이었다. 터키 정부는 나이로비에서 1999년 2월 15일에 외잘란을 체포한 후 이스탄불 해안 근방의 임랄리섬의 교도소에 수감한 뒤 외부와의 접촉을 통제하고 있다.

외잘란이 공식적으로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6년 9월 11일, 그의 동생 메흐멧이 정부 허가를 얻어 임랄리섬의 감옥으로 그를 면회 갔을 때였다. 공식적으로는 무슬림 희생절인 에이드 알-아드하를 맞은 가족방문이었지만 진짜 이유는 외잘란이 죽었다는 루머를 종식시키기 위함이었다. 그 이후로 외잘란 가족들의 면회허가는 모두 거부되었다.

터키의 쿠르드족 국회의원들은 외잘란의 구금을 끝내고자 적극적으로 나섰다. 유럽의 친PKK 조직들은 “외잘란 석방” 시위를 계획하고 서방의 정치가들을 로비하고 있다. 외잘란의 운명은 쿠르드족과 터키 양측 모두에게 중요한 일이다.

대학을 중퇴한 정치학도인 70세의 외잘란은 PKK의 독보적인 리더이다. 그의 가장 숙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조차도 그가 쿠르드 전사들을 위한 최선의 협상을 끌어낼 수 있는 단 한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외잘란 스스로도 자신의 이미지 구축을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는데, 그는 자신의 저작들이 칼 막스의 ‘자본론’보다도 더 의미가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렇게 형성된 그의 이미지는 미디어 네트워크와 시민단체들,  군사 및 정치 단체들이 그를 신격화하면서 영속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라크 쿠르디스탄 지방 정부 내각의 한 장관은 익명을 전제로 외잘란의 영향력과 추종자들의 충성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외잘란이 그의 전사들에게 머리로 서라고 명령하면, 그들은 일언반구 없이, 모두 그렇게 할 것입니다.”

책을 쓰기 위해 이라크 쿠르디스탄에서 PKK와 일년간 시간을 보낸 네덜란드 언론인 프레데리케 게에르딩크는 알-모니터지에 “쿠르드족의 젊은 전사에게 질문을 하면 거의 언제나 그들의 답은 ‘우리의 지도자 외잘란이 말씀하시길…’로 시작 했다”라고 말했다.

외잘란에게 무료 변론을 제안한 수십명의 변호사 가운데 하나인 이브라힘 빌메즈는 2011년 7월, 외잘란을 마지막으로 만난 후에 그의 법률팀이 정부에 그를 접견하기 위한 허가를 신청했으나 770차례나 거절을 당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그의 안전에 깊은 우려를 갖고 있으며, 그가 잘 있다는 믿을만한 확실한 증거를 얻기 전에는 결코 안심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알-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감옥을 불시에 방문하여 조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럽평의회 산하 감시단인 고문방지위원회(CPT)는 2016년 4월 임랄리 방문에 대한 보고서를 올해 3월에 제출한 바 있다. CPT는 외잘란의 수감 환경이 상당히 호전되었으며 의료 서비스도 잘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동시에 섬에 갇혀 있는 4명-이들은 모두 PKK관련자들이다-에 대한 외부와의 접촉은 더욱 제한되어 전화통화는 전적으로 금지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외잘란과 관련한 터키 정부의 공식 확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PKK 지도부의 중론은 외잘란이 여전히 생존해 있다는 것이다. “터키 정부 관계자들이 쿠르드족 문제를 논의하는 태도와 내용을 보면 그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외잘란을 침묵의 벽 뒤에 감추고 그를 매장시키려 하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앞서 익명을 요구한 북시리아 소재 PKK 정치부의 관료는 말했다.

전 PKK멤버로 지금은 외잘란의 신랄한 비판자가 된 셀림 주루카야는 그가 아직도 살아 있다는 의견에 동의하며 알-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터키 정부가 지금은 외잘란을 철저히 냉동시켜 감춰놓았지만, 그들의 정책에 부합하는 때가 오면 그를 풀어 놓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외잘란의 남동생인 메흐멧 외잘란은 2016년에 그를 면회한 후, 외잘란이 간혹 평화회담이 결렬된 것에 대해 터키 정부의 진정성 부족을 비난하며 화를 내기는 했지만 건강상태는 좋다고 말했다. 또한 남동생과의 만남에서 외잘란은 만일 터키정부가 4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두 민족간의  무력충돌에 종지부를 찍을 준비가 되어 있다면 다시 평화회담을 재개할 의사가 있음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제보자는 “외잘란은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실히 알고 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념에 꽉 차 있지만 동시에 무척 이성적입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도 그는 연합세력을 구축하고 쿠르드족의 이익을 보장하는 정책을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라고 했다. 또한, PKK가 아직도 그의 요구에 응할 것인가하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에게 있어 외잘란의 명령은 존재 이유이며, 최종 권위를 갖습니다 ”라고 답했다. 

그러나, 외잘란의 목소리가 외부로 나올 수 있는가는 절대적으로 터키 정부의 결정에 달려있다. ‘피, 신념, 그리고 독립을 위한 쿠르드족의 투쟁’이라는 책의 저자인 알리자 마르쿠스는, “지금 현재 외잘란은 실질적으로는 영향력이 없습니다. 그는 외부와 소통할 수 없기 때문에 ‘상징’적인 존재일 뿐입니다. 그가 가지고 있는 영향력은 터키정부에 의해 외부와의 소통이 허용되는만큼만 발휘될 것입니다”라고 알-모니터와의 인터뷰를 통해 말했다.

터키 국내적인 상황만 감안한다면, 에르도안이 외잘란에게 발언의 기회를 줄 동기는 없어 보인다. 마르쿠스는 “평화 협상을 원하지 않는 터키 정부로서는 그에게 말할 권리를 주어서 동등한 정치적 파트너의 지위를 부여하는 일 따위는 할 이유가 없습니다. 오히려 그에게 말할 기회조차주지 않음으로써 PKK가 단지 다루기 힘든 민병대 조직, 또는, 테러집단으로 인식되게 하고 정치적이 아닌 군사적인 대응만이 있다는 것을 대외에 천명하는 것이 터키정부의 해법입니다 “라고 말했다. 

일반 통념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이 외잘란을 지지하는 쿠르드 유권자들-쿠르드 총유권자의 절반-의 지지가 필요한 상황에 봉착하기 전에는 외잘란에 대한 그의 정책을 바꿀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마지막으로 에르도안이 쿠르드족의 표심을 사려고 했던 상황은 2015년에 있었다.

AKP가 쿠르드 표심을 의식해 포용적 태도를 취하자,  친쿠르드 성향인 인민민주당(HDP)의 전 공동대표인 셀라하틴 데미르타쉬가 정치적으로 크게 부상하게 되었고,  전통적으로 AKP를 지지하던 종교심이 강한 쿠르드인이 HDP 지지로 대거 이동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동시에, AKP를 지지하던 민족주의 성향의 유권자들이 에르도안의 유화적인 입장에 분노하며 민족주의행동당(MHP)의 데블렛 바흐첼리 지지로 입장을 바꿨고,  군부 또한 PKK에 대한 정부의 평화적 접근 방식에 심한 불만을 품게 되었다 .

그 결과, 2015년 6월 선거에서 AKP는 사상 처음 의회에서 다수당의 지위를 잃었다. 선거에 집착이 강한 에르도안은 아마도 이런 결과가 나올 것을 어느 정도 예측했을 것이고 그래서 선거 전에 평화회담을 중지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 그는 가장 먼저 외잘란과 HDP의 접촉을 차단하였다. HDP의 의원들이 외잘란을 접견하도록 허락을 받은 것은 2015년 4월 5일이 마지막이었다. 다음 단계로 에르도안은 HDP를 악의 세력으로 공공연하게 비난하고 쿠르드와의 전쟁을 재점화하였다. 물론 PKK의 존재는 명분을 정당화하는데 더할 나위 없이 도움이 되었다. 이 전략은 단연 성공적이었고 2015년 11월 조기 선거에서 AKP는 다수당의 지위를 되찾았다.

에르도안은 그 이후로 바흐첼리와의 연합을 공고히 하며 국회 내에서 뿐 아니라 올해 6월 24일에 치뤄진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족주의자들의 지지를 확보했다.  에르도안은 최근에, 내년 3월에 예정된 시의회 선거에서 MHP와 공동 후보를 내세우는 것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떻든, 선거나 쿠르드족의 지지 같은 것은 더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부정이 개입된 국민투표에서 근소한 차이로 승리함으로써 터키의 의회 민주주의는 폐기되고 제왕적 대통령제가 들어서게 되면서 에르도안은 모든 권력을 손에 쥐게 되었기 때문이다.

최근까지만 해도 외잘란에게 어떤 나쁜 일이 일어난 징조만 있어도 동료 PKK 죄수들의 단식투쟁과 쿠르드족의 대규모 시위가 일어날 수 있는 분위기였다. 외잘란이 외부와 소통이 끊어진 상황에서 감옥에서 죽기라도 한다면 그가 살해되었다는 음모론이 난무할 것이 불보듯 뻔했다. 그러나, 지금은, AKP가 수천명의 쿠르드 정치인들을 체포하고 2016년 쿠르드 집단 거주지역인 터키 남동부 도시 곳곳에서 일어난 PKK의  폭동을 잔인하게 진압하는 등 혹독한 독재를 펼친 결과 쿠르드족이 몸을 사리며 집단행동을 자제하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데미르타쉬가 한동안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상황에서 HDP는 지도부가 부재하고 전략이 모호한 불안한 상황 속에 있다. 이 가운데 터키 정부는 시리아에서의 문제 해결을 위해  외잘란의 협조를 요청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들리브에서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의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결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터키가 시리아 대통령보다 한발 앞서 쿠르드족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를 하게 되지 않을까? YPG는 시리아 정부군을 도와 시리아에서 알카에다의 후원을 받는 민병대들을 몰아내고 그 댓가로 터키와 자유시리아 동맹군을 아프린에서 쫓아내는 것에 시리아 정부군의 도움 받을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난 3월에 터키가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쿠르드 집단 거주지역인 아프린을 손에 넣음으로써 IS와의 전투에서 승리를 거두고 아프린으로 돌아온 YPG의 사기와 위신에 큰 손상을 입혔다. 터키군이 시리아 아랍인 용병들을 앞세워 아프린의 쿠르드족의 인종 청소를 자행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 가운데, YPG는 그 지역에서 반군들의 잔당을 진압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YPG의 타겟은 FSA 반군들이며 이러한 상황으로 쿠르드와 아랍인들의 분열은 가중되고 언제나처럼 시리아 정권이 가장 큰 수혜자가 되는 형국이다.

터키 또한 수혜국 중 하나이다. 에르도안은 사형 제도를 부활시키겠다는 위협을 가하고 있는데, 이는 외잘란과 PKK에 대한 경고이다. 외잘란은 마지막 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유럽연합 가입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을 우려한 터키 정부에 의해 감형을 받은 바 있다. 혹자는 터키 정부가 외잘란과 PKK를 통해 YPG를 굴복시키려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는데,  이는 과거 평화협상의 마지막 단계에서 이미 실패했던 전략이다.  결국 터키가 목표하고 있는 것은 PKK 전사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터키에서 완전히 철수하는 것, 그리고, YPG가 PKK와 결별하고 터키의 지원을 받는 이라크의 시리아 쿠르드족을 중심으로 한 ‘쿠르디스탄 국가 위원회’로 편입되는 것이다.

외잘란과 PKK는 터키의 이러한 위협에 과거에도 호응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터키 또한 쿠르드족에게 많은 자치를 허용하도록 헌법을 개정하는 것을 단 한번도 허용한 적이 없다. 평화협상이 교착상태에 머물러 있을 수 밖에 없는 이유이다.

회의론자들은 어떤 경우에도 PKK가 자신들의 존재감에 득이 되지 않는 협상에는 관심을 갖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심지어 어떤이들은 PKK가 데미르타쉬의 지지도가 올라가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평화회담에 방해공작을 했다고도 말한다. 지역 정세에 밝은 한 서구의 외교관은 이러한 견해에 동의하며, “PKK의 주된 존재 목적은  PKK.Inc.의 생존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중재를 통해 이 문제가 조금이라도 해결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쿠르드가 2012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로 엄청나게 영토를 확장하고 YPG가 미국이 지원하는 연합군의 일원으로 IS를 대항해 전쟁을 치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터키는 서구세계가 독립된 쿠르드 국가 수립을 추진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바로 이때문에 2016년에 터키는 IS를 국경에서 몰아낸다는 명분으로 시리아에서 군사작전을 벌이게 되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목적은 YPG가 계속 서진해 아프린까지 영토를 확보하는 것을 막는 것이었다.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미군 주둔 지역에서 YPG와 터키가 전투를 벌이는 것을 저지하는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앙카라와 콴딜 정부는 미국의 전쟁 억지는 임시방편일 뿐 전쟁을 막을 해결책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도날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지금도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미국은 시리아에 ‘영원히’ 머물지는 않을 것이다. 더 나아가, 펜타곤은 YPG를 훈련하고 무기를 공급해주는 동시에 이라크의 PKK를 견제한다는 이유로 터키에 주요한 군사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이는 미국이 믿을만한 평화 중재자이기보다는 표리부동하고 자기의 잇속만 챙기는 교섭대리자일 뿐이라는 의구심을 더해준다.

YPG가 주도하는 시리아민주군의 사령관 마즐룸 코바니는 2017년 9월에 알-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원조에는 댓가가 있다는 것을 암시했다. PKK 시절에 사용하던 ‘사힌 질로’라는 가명으로 더 유명한 코바니는 “2015년에 미군이 이곳에 주둔하기 전에 터키와 우리의 관계는 좋았습니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이 앙카라를 방문에 터키 지도자과 만나곤 했었습니다”라고 밝혔다.

외잘란과 HDP 국회위원들과의 2015년 11월 면회 기록을 보면 평화협상의 진전을 위해 얼마나 양 측이 공들 들였는지 알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시리아 쿠르드족들이 터키를 방문에 터키 지도자들을 만났을 뿐 아니라 최소 한번은 터키 정부 관계자들이 시리아로 질로를 방문하러 왔었다. 2015년 2월 4일, 외잘란을 면회했을 당시, 현 HDP 공동대표인 페르빈 불단은 터키관료들이 질로와 비밀리에 만나 아프린과 터키 국경의 개방 가능성을 논의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지금 질로는 앙카라의 테러리스트 지명 수배자 명단 맨 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터키가 외잘란과 평화협상을 재개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수십년 이래 최대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터키의 도시 곳곳에서 민간인을 타겟으로 PKK가 다발적으로 테러를 일으켜 터키를 혼란 속에 휘말리게 한다면?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YPG와 협상 중에 있는 미국이 명분을 잃지 않기 위해 PKK를 저지할 것이기 때문일까? 아니다. PKK는 미국 때문이 아니라 도심에서 테러를 저지르는 행위가 동족 쿠르드인들의 고개를 돌리게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쿠르드인들이 PKK를 더이상 지지하지 않게 되면 그들은 더이상 존재할 수 없게 된다” 라고 게에르딩크는 말했다. 터키가 외잘란에게 더 늦기 전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이유는, 그가 죽은 후에는 터키와 쿠르드 양측 모두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갈등상황을 끝내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화가 최종 목표가 되지 않는 한, 평화는 결코 얻어질 수 없다. “언제나 ‘평화’라는 단어는 모든 평범한 사람들의 염원입니다” 게에르딩크의 결론이다.


< 기도제목 >
  • 터키정부가 압둘라 외잘란에 관한 모든 결정들을 합법적이고 정의롭게 하게 하소서!
  • 터키 안에 쿠르드족과 다른 소수민족들을 비롯한 모든 민족들이 진정한 평화 가운데 공존하게 하소서!
 






엠버린 자만(컬럼니스트, 터키의 맥박, 알 모니터))

앰버린 자만은 워싱톤 포스트, 데일리 텔레그라프, LA 타임즈 그리고 미국의 소리에 터키, 쿠르드 그리고 아르메니안에 대한 기고가이며 알모니터의 터키의 맥박 컬럼니스트이다. 1999 – 2016 이코노미스트 지의 터키 특파원이기도 했다. 2015년 터키 온라인 자유 포탈뉴스를 위해 일하기 전에 자유 매일 타라프와 하베르투그크 신문의 컬럼니스트였다. On Twitter: @amberinza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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