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튀르키예가 국호 관련 농담에 종지부 찍을 것이라 주장해


튀르키예 정부를 위한 기도


  • 에르도안과 튀르키예 정부는 영어 국호 변경보다 더 시급한 경제의 신속한 회복과 국민의 복지를 위한 올바른 정치를 하게 하소서
  • 튀르키예의 참된 주인은 만왕의 왕, 만주의 주이신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선포합니다!
  • 하나님의 나라가 튀르키예 위에 임하시고,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것 같이 튀르키예 위에 이루어지이다!



에르도안, 튀르키예가 국호 관련 농담에 종지부 찍을 것이라 주장해


글: 로라 피텔 (파이낸셜 타임즈 / 2022.06.09)

 




터키 사람들은 지난 수십년간 크리스마스와 추수감사절에 흔히 먹는 음식인 터키와 관련된 기분 나쁜 농담을 참아내야만 했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과 장관들은 국호 변경으로 놀림의 시대가 끝나기를 바라고 있다.

6월 첫 주, 터키 외무장관이 유엔에 제출한 요청서에는 이제부터 당국을 “튀르키예”로 불러 달라고 요청했다. 유엔은 해당 사안을 즉시 승인했으며, 앙카라는 현재 전 세계 정부에 이를 따르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세계 무대에서 자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본국에서 빛나는 영광을 누리기 위한 에르도안의 오랜 노력의 일환이다. 지난해 장관들이 이 아이디어를 처음 공개했을 때, 에르도안은 튀르키예가 “터키 사람들의 문화, 문명,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기 6세기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투르크족이라 자칭한 사람들의 기록이 있다. 영국의 중세 시인인 초서는 1370년경에 쓴 “공작부인의 책 (The Book of the Duchess)”에서 “Turkye”라고 불리는 땅을 언급했다. 그러나 지난 천 년 동안 투르크족이 살았던 땅은 오스만 제국 영토의 일부였다. 1923년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근대 국가를 건설하면서 공식적으로 터키 공화국 (Türkiye Cumhuriyeti)이 수립됐다.

왜 터키의 영문 표기가 라틴어로 멜레아그리스 (Meleagris)로 알려진 새 (터키)와 같은 명칭을 가지게 되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학계에서는 아메리카 대륙에서 기원한 이 가금류가 콘스탄티노플에서 온 상인에 의해 영국으로 운송되어 터키 코크 (Turkey coq)로 알려졌기 때문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터키 국영 미디어 그룹인 TRT World가 작년에 발표한 기사에도 명시되어 있듯이 이 영어 단어의 의미에는 ‘실패’라는 뜻도 있다.

이러한 계획은 터키 관측통들을 분열시켰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국제 관계 교수인 아이셰 자라콜은 대부분의 터키 사람이 새로운 명칭을 “원칙적으로” 환영할 것이라 믿는다. “터키인이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하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8천 5백만 명이 살고 있는 터키라는 국가에 대한 무지와 오리엔탈리즘 비유를 자주 접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가금류 터키와 국호가 같은 상황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은 치솟는 인플레이션, 난민에 대한 대중의 불만 증폭, 2023년 6월 이전에 치러질 선거에 초점을 맞추었고, 국호 변경에 대한 소식은 터키 언론이나 정치 논쟁에서 거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직 외교관이자 야당인 공화인민당 (CHP)의 고위 관료인 위날 체비쿄즈는 이번 조치가 적절하지 않은 상의하달식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국호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중요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전 세계 정부와 사람들이 터키의 국호 변경을 채택하도록 설득하려는 노력이 실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브리스톨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의 고유명사학 (이름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하는 학문) 명예 교수인 리처드 코츠는 새로운 이름이 널리 사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터키의 국호 변경을 “더 넓게 보면 탈식민지화의 일부로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정치적 역학 관계에 부합하는 위치에 서고 싶다면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는 “기본적인 문제는 예의라고 생각한다”라며 “X로 불리고 싶다는 이를 다른 이름으로 부르는 건 실례다”라고 했다.

1935년 페르시아가 이란으로 바뀐 것부터 2019년 네덜란드 정부가 네덜란드를 홀란드라고 부르는 것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까지, 국호 변경의 노력에는 오랜 역사가 있다. 버마는 1989년 군사정권의 요청에 따라 미얀마가 되었고 2018년 스와질란드는 에스와티니가 되었다.

앙카라 주재 외국 대사관은 터키 국호를 튀르키예로 변경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며 정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국가별로 논의 중이다.

네덜란드의 총리 마르크 루테는 3월에 에르도안과 함께한 기자 회견에서 터키의 새로운 이름을 사용했다. 스페인어로 터키의 국호는 투르키아 (Turquía)기에 스페인은 자국어 국호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영어 명칭을 튀르키예로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터키에서 스페인을 에스파냐 (España)가 아닌 이스파냐 (İspanya)로 칭하는 것과 같은 입장이다.

관측통들은 터키가 자국 명칭을 스스로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지만 그들의 주장엔 이중 잣대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터키어로 인도 (Hindistan)는 “칠면조의 땅”이라 해석된다. 이집트는 터키어로 ‘Mısır’이며 이는 옥수수를 의미하기도 한다.

터키의 현존하는 가장 위대한 작가이자 노벨상 수상자인 오르한 파묵은 파이낸셜타임스 (FT)와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국호 변경 추진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제 이 결정 이후, 사람들이 영어로 터키를 부르면서 크리스마스에 먹는 그 새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자신은 “이 결정이 아주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인도 정부가 ‘맙소사, 터키인들이 우리를 새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하고 이름을 바꾸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농담을 했다.


출처: https://www.ft.com/content/741254f5-d805-4691-a6a2-4e709a4e7ee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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