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5-04-23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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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투스 문화사역, 내 아버지의 마음


칸투스 문화사역, 내 아버지의 마음

칸투스 문화사역과 터키 아웃리치에 참석 중인 이세웅 실행총무(실크웨이브 선교회)가 터키에서 보내온 소식을 전합니다.

사랑하는 중보기도 동역자님들께

베델한인교회 칸투스 합창단이 터키 문화사역(4/16-25)을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4월 18일(토) 터키 부르사 개신교회에서 힐링 콘서트를 가졌습니다. 

공연 전에는 함께 예배하고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이스마일 목사님의 인도로 참석자 가운데서 자원하는 분들은 누구나 기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셨습니다. 거의 1시간 20분 정도 진행된 콘서트를 통해 모든 참석자들이 은혜와 감동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부르사 교회 성도들이 매우 좋아했습니다. 성도들은 자신들의 잔치라고 여기고 친구들과 이웃들을 이 콘서트에 초대했습니다. 성도들은 리듬에 맞춰 몸을 움직이며 흥겨워했고 얼굴에 그 미소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특별히 콘서트 전에는 터키인 한국 참전 용사들 10명을 만나 뵙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부르사 교회 교육관 건물(4층)에서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중 한국전에 1년 정도 참가했던 노병을 만났는데 자기들은 터키 공화국을 세우고, 한국을 세우고, 키프로스 공화국을 세웠다고 군인다운 고백을 하였습니다. 부르사 개신교회 담임이신 이스마일 목사님께서 한국 참전 용사들을 정겹게 환영해 주셨습니다.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위해 축복하는 우리의 기도를 그 분들은 기꺼이 받았습니다. 식사 후에 모두들 힘이 들어서 집에 가야겠다고 하셨지만 그 분들의 마음이 움직여서 몸이 안 좋으신 한 분만 빼고 나머지 아홉 분은 이스마엘 목사님과 함께 교회로 가서 콘서트 맨 앞자리에 앉아 경청해 주셨습니다.



칸투스 합창단은 힐링 콘서트에서 남성 합창단 고유의 음악적인 감각을 마음껏 보여주었고, 솔리스트 제니퍼는 세련된 표정과 화려한 목소리로 청중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분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순서는 한국 전통 대금 연주와 가야금 연주였습니다. 가야금 연주를 좀 더 집중해서 보려고 몸을 앞으로 숙이며 경청하는 청중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지역신문사에서 온 것처럼 여겨지는 사진 기자는 가야금 연주를 하고 있는 무대 위로 올라가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부르사 개신교회 이스마일 목사님과, N과 T 사역자 부부는 깊은 은혜를 받았다며 진심으로 감사를 표시했습니다.

집회를 끝내고 버스를 타러 큰 길로 내려와 기다리는데 남성 합창단원들은 큰 거리에서 여러 노래를 불렀습니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멈추어 서서 비디오 촬영을 하고 경청한 후 박수를 보내 주어 흥겨운 시간이었습니다. 

노래가 끝나고 단원들은 서툰 터키어로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합니다"라고 외쳤습니다. 때마침 이슬람의 기도시간을 알리는 에잔소리가 들리자 상인들 두 서너 명이 나와서 이슬람 기도시간에는 그런 말을 하지 말라며 눈치를 주어 조용히 버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칸투스 남성 합창단의 이름으로 해외 선교지에 처음 나온 이 분들이 이번 사역을 통해 주님의 임재를 느끼고, 남은 생애를 더욱 주님을 알고 더욱 주님을 힘써 섬기는 제자의 삶을 살아가기를 축복합니다.

또한 부르사 개신교회 칸투스 공연에 참석해 복음을 들은 무슬림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게 되도록 기도해 주세요. 계속해서 칸투스 문화사역(4/16-25)과 터키 아웃리치(4/20-5/1)를 위해 중보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중보기도자들에게 이번 칸투스 문화사역에 함께 하고 계시는 베델한인교회 정유성 목사님의 간증을 소개하며 그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부르사 개신교회에서 드리던 예배의 기도순서가 진행될 때였습니다. 


인도하시던 터키 목사님께서, 회중 가운데서 자원하는 분들은 누구나 기도할 수 있는 시간을 주셨는데, 한 남자 성도님의 기도에 이어서 맨 앞줄에 앉아있던 10살 남짓한 여자 아이가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음성에 저도 모르게 눈을 뜨고는 기도 소리가 들리는 곳을 보았습니다. 내용은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그 수줍은 아이의 기도 안에서 무거운 주님의 임재를 느꼈습니다.


예배와 공연을 마친 후 놀라운 얘기를 들었습니다. 로냐라는 이름의 그 아이는 이미 예수를 믿는다는 이유만으로 가족들에게 버림을 받았고, 학교에서도 친구들과 선생님들에게 심한 괴롭힘과 왕따를 당하고 있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그 어린 아이가 믿음을 지키고 있다는 사실은 모든 선교 팀원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250만 명이 사는, 터키에서 4번째 큰 도시인 부르사이지만, 그 안에 있는 기독교인은 단 100명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 중의 한 명인 저 로냐를 보면서, 작고 약하지만 뚜렷한 푸른 빛을 내던 '생명의 꿈'을 보았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큰 소리로 '알지 못하는 신'을 향한 기도가 울리는 그 땅 안에서, '참되고 유일한 신'을 향한 예배와 찬양은 치열하게 복음을 살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잠시나마 쉼과 위로를 드렸으리라 믿습니다. 

사실은 로냐가 기도하던 모습을 사진에 담을 때 제 마음 안에 두려운 단어가 하나 떠올랐었습니다. "순교"였습니다. 순간 깜짝 놀라 당황스럽기도 했고, 너무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왜 그런 단어가 떠올랐는지 알 수도 없고 알려고 애쓰지도 않겠지만, 분명한 것은 주님의 날이 가까워 오면 '이해되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지금의 일들'이 밝히 드러날 것이라는 것입니다. 지금은 거울로 보는 것 같이 희미하나 그 날이 되면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볼 것을 저는 믿습니다. 

척박한 복음의 땅, 그 한 구석에 조용히 피어있던 저 로냐의 믿음 안에도 새겨두신 아버지의 사랑을 확인하면서, 평안과 화평만을 자랑하던 부끄러운 제 모습을 보았습니다. 부르사 지역을 떠나던 날 이른 새벽 캄캄한 버스 안에서 메시지를 정리하고 나즈막히 곡조를 붙여 보았습니다. 이 노래 안에 담아주신 현장을 떠올리며 조용히 불러보는데, 아주 조금이지만 아버지의 그 눈물을 제게도 허락해 주셨습니다.



내 아버지의 마음

이 땅을 향해 멈추지 않고
작고 연약한 푸른 가지에
생명의 꿈을 담아 두셨네

내 아버지의 사랑
열방을 향해 멈추지 않고
절망의 소리 가득찬 땅에
생명의 복음 살게 하셨네

비록 지금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다 알 수 없지만
그 날이 되면 다 알게 되리
그 날이 되면 다 알게 되리

비록 지금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고 다 알 수 없지만
그 날이 되면 다 알게 되리
생명의 관을 씌워주시리

(글: 정유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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