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8-08-16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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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터키: 위기에 놓인 양국 관계, 해법은 없는가?


미국과 터키: 위기에 놓인 양국 관계, 해법은 없는가?


글: 암베린 자만 (8/2/2018)








  터키의 레젭 타입 대통령이 내무장관 쉴레이만 소일루와 함께 터키 이스탄불의 한 행사에 참석해 호루라기를 불고 있다. 8/25/2017


두명의 터키 고위 관리에 대한 미 재무부의 제재는 나토 동맹국 사이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일로 대 달러 리라의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고 양국관계는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로이터/무라드 세제르)


지난 8월 1일, 미국 재무부가 노스 캐롤라이나 출신 앤드류 브론슨 목사의 불법 구금에 대한 강력한 항의 표시로 터키 내각의 두 주요인사에 대해 제재조치를 발표했다. 이 일을 두고 두 나토 동맹국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한 일촉즉발의 파국으로 치닫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난무하다. 양측 모두 한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는 최악의 상황에서 과연 이 위기를 극복할 해법은 없는 것일까?

미 재무부가 내무 장관 쉴레이만 소일루와 법무 장관 압둘하미트 귤이 미국 내에 소유한 재산을 동결하고 미국인과의 모든 거래를 금지한 결과, 대 달러 터키 리라의 가치가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이 두 사람은 인권침해 및 부패 인사의 처벌을 목적으로 2016년에 세계 마그니츠키 법안이 발효된 이후 제재 조치를 받은 최고위층 인사로 기록될 것이다.

터키의 시사 해설가들 가운데는 이번 조치가 실수 투성이인 일련의 백악관 외교 정책의 하나이며, “상징적”, 또는 “트럼프식” 이라는 표현으로 평가 절하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식의 제재는 나토 동맹국 사이에서는 전무후무한 일이다.

양당정책센터에서 터키문제 담당 선임연구원으로 있는 니콜라스 댄포스는 “미국-터키 관계가 심하게 불안정하고 터키 경제가 취약한 상황에서 이번 위기의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 될 수도 있다. 미국과 터키 양측 모두 브론슨 목사 문제를 국위가 걸린 문제로 다루고 있어, 어느 쪽도 쉽게 양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미국은 원한다면 언제든지 터키 경제에 치명타를 입힐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에르도안은 터키 내에서 국민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계속적으로 미국에 저항할 수 있는 전권을 가지고 있다. 

터키 정부가 미국 관리들에게 같은 방식의 제재를 가하겠다는 내용을 포함하여 일단의 보복조치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이것이 터키의 단순 경고에 그치지 않는다면 브론슨 목사가 빠른 시일 내에 풀려나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며 이는 미국의 제재 대상이 다른 터키 관리들과 사업체로 확대되는 악순환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런던에 있는 국제 전략학 연구소 부소장 코리 샤케는, 2016년 10월부터 스파이 및 테러리즘 죄목으로 브론슨 목사가 구금된 것을 이유로 미 재무부가 터키 관리에 대한 제재조치를 강행한 것은 브론슨 목사가 CIA 첩자라는 에르도안의 거짓주장을 더 그럴싸하게 만들었다고 트위트했다. 또한 “브론슨 목사의 석방을 위해서는 온갖 노력을 기울이면서 터키 미국 대사관의 현지인 직원들의 체포와 관련해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더더욱 의심을 가중시키는 일이며 나아가 미국 정부가 기독교인들의 안위에만 신경 쓰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이번 제재조치는 미국이 오랜 시간 끌어온 터키 정부와의 협상에서 몸을 바짝 낮추어 상당한 양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브론슨 목사의 석방 요청을 거절한 것이 빌미가 되었다. 미국 정부가 브론슨 목사 석방을 전제로 터키에 제안한 내용은 (1) 터키의 국영은행인 할크방크가 이란의 금융 제재 회피에 협조한 혐의로 기소되어 받게 될 수십억의 벌금을 할인해주고, (2) 할크방크 부사장인 메멧 하칸 아띨라가 남은 수감 생활을 터키에서 할 수 있도록 귀국 조치하며 (2) 하마스와의 연계혐의로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에브루 외즈칸을 터키로 송환하는 조항 등을 포함하고 있었다.

외즈칸은 7월 16일에 석방되어 터키로 귀국할 수 있게 되었지만 브론슨 목사는 7월 18일에 열린 3차 법정심리 이후에도 풀려나지 못했다. 브론슨 목사가 감옥에서 풀려나 터키 서부 이즈미르 주의 자택으로 이송되어 연금된 바로 다음날인 7월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를 향한 응징의 시작으로 “대규모 제재”를 경고하면서 악몽은 시작되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터키가 할크방크에 대한 수사를 전면 중지해줄 것을 미국 측에 요구하면서 협상이 결렬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터키가 할크방크에 부과된 벌금의 일괄 면제를 요구한 것인지 아니면 터키 시민에 대해 추가적인 벌금 부과나 체포를 방지하기 위해 수사 중단을 요구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유럽연합의 외교관계 위원회 수석 연구원이며 터키 야당 신문 줌휴리예트의 논객인 아슬리 아이딘타쉬바쉬는 ” 어떻튼 이번 사건이 발생한 정치적인 배경을 고려해볼 때, 터키는 매우 중대한 위기에 봉착한 것이다. 터키에 대해 서구와 미국의 언론 및 국회 등 정책 기관의 반감이 커지고 터키는 점점 더 이들과 소원해지고 있다.  터키의 안보를 위협하는 시리아의 쿠르드 민병대를 미국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과 최근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제재 요청을 터키정부가 거부한 것 등, 양국간 긴장의 요인은 복합적이고 어수선하게 뒤엉켜 있다 “고 말했다.

알 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워싱턴 정가에서 그동안 터키를 가장 대변해주던 사람은 다름 아닌 트럼프였다. 그러나, 브론슨 목사 석방 요청을 터키 정부가 지속적으로 거부함으로써, 더 이상 트럼프가 나토, 시리아 쿠르드족 문제, 터키의 러시아산 S-400 미사일 수입 등의 이슈와 관련해 터키를 변호해 줄 명분이 없어졌다”고 했다.

지금의 극한 대치 상황은 터키가 브론슨 목사를 석방함으로서만 해소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기대하기는 10월 12일에 있을 4차 법정심리 이후에 브론슨 목사의 석방이 가시화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터키의 F-35 전투기 구입에 대한 제재 및 월드뱅크 같은 국제 금융 기관의 대 터키 대출 규제가 풀릴 가능성이 크다.

댄포스는 “만약 터키가 미국과 같은 형태의 제재를 미국 내각 관료들에게 가하더라도 이는 실효성이 거의 없는 상징적 제스츄어이므로, 미국이 터키의 제재를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받아들인다면 양국 모두 국격에 큰 손상이 가지 않는 선에서 향후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는 좋은 해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친정부 신문 사바의 8월 2일자 기사에 의하면 에르도안의 사위인 터키 재무 장관 베라트 알바이락은 다른 터키 관료들과는 다른 ‘화해’의 어조로 ‘역사적으로 터키와 미국은 유대가 강한 동맹’이었다는 점을 부각시면서 동시에 미국의 제재는 ‘있을 수 없는’일이며, 터키 경제가 받는 타격은 미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외교와 건설적인 노력을 통해 이 위기를 돌파해 나가는 것이 터키의 우선 과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에르도안의 우익 민족주의자 동지인 데블렛 바췔리가 브론슨 목사를 페트훌라 귤렌과 맞바꾸는 것을 유일한 협상안으로 제안하면서 일은 더 복잡해졌다. 펜실베니아에 사는 순니파 이맘 페트훌라 귤렌은 2016년 무력으로 에르도안의 축출을 도모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으며 터키는 이후 계속해서 그의 본국 송환을 미국에 요청해왔다. 덧붙여, 트럼프가 북한과 이란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일관성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터키가 대미 외교에 대담성을 키운 것이 지금의 교착상태를 가져온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다음 수순은 터키를 나토 동맹에서 퇴출하는 것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지나친 억측이다. 터키는 지정학적으로는 주요 분쟁 지역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서구국가들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 공급을 위한 파이프라인과 해저수송관의 주요 경유지이기 때문에 나토가 터키의 회원국 지위를 박탈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수석연구원이자 과거 미국무부 장관 터키 담당 부보좌관을 지낸 아만다 슬로트는 알-모니터와의 인터뷰에서 “물론 현재의 양국 관계의 위기가 터키의 나토 회원국 지위에 위협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터키가 나토 동맹 시스템과 호환가능하지 않은 러시아 미사일 방어 시스템 구입을 추진하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높다. 터키가 가려는 방향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암베린 자만은 터키, 쿠르드 그리고 아르메니아에 대해 워싱턴 포스트, 데일리 텔레그라프, LA 타임즈 그리고 미국의 소리에 기고하는 알-모니터 터키 펄스의 칼럼니스트이다. 그녀는 1999년부터 2016년까지 이코노미스트 터키를 담당해 왔다. 2015년 터키 독립신문인 온라인 새 포털 사이트인 디켄과 일하기 전에는 자유일간지 타라프와 주요 일간지 하베르터키에서 일했다.


< 기도제목 >
  • 현 터키 정부가 여호와를 경외하며 터키 국민들이 평안히 살아갈 수 있는 결정을 하며 하나님께서 위임해 주신 권위를 가지고 선하게 국가를 다스릴 수 있도록
  • 터키와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미래가 터키의 사역자들에게 거침돌이 되지 않도록
  • 하나님의 나라가 터키 위에 능력으로 임하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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