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4-06-12 14:56
ㆍ조회: 4883  

하나님의 미소 - 김용훈 목사 (열린문장로교회)



하나님의 미소

 
글: 김용훈 목사 (열린문장로교회)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이 폭풍우에 대해 쓴 이야기 가운데 나오는 한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배
가 항해를 하다가 거센 파도에 밀려서 좌초되려고 하는 위기의 순간이었습니다. 배에 탄 승객들
이 두려움에 떨며 울기도 하고 안절부절 할 때 승객 가운데 한 사람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하여 
조타실로 달려 올라갔습니다. 키잡이가 조타기를 두 손으로 꽉 붙잡고 배를 돌리기 위하여 안간
힘을 쓰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그의 수고가 헛되지 않아 배가 조금씩 바다 쪽으로 뱃머리를 돌리
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키잡이가 이마에 난 땀을 닦으며 어깨너머로 그에게 빙그레 미소를 지
어보였습니다. 그러자 승객은 정신없이 다시 계단을 뛰어 내려가서 전하기를 “모든 것이 다 잘
되고 있어요. 왜냐하면 제가 키잡이의 얼굴을 보았는데 환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어요”라고 말했
습니다. 키잡이의 미소를 본 것이 모든 것을 바꾸어 놓은 것입니다.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선교에 동참하는 우리 모두에게 주는 소중한 메시지가 담긴 스토리입니
다. 왜냐하면 우리의 선교 현장의 거센 파도가 점점 더 높아지고 일기가 더 험난해지고 있기 때
문입니다. 복음으로 세상이 순순하게 변하기보다는 복음을 전하는 곳마다 핍박과 반대와 싸워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를 영접하는 일은 더디 이루어지는 것 같
고 우우죽순으로 세워지는 모스크의 건축은 더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눈으로 보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과연 우리의 작은 노력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하는 좌절감에 
빠지기가 얼마나 쉬운지 모릅니다. 이런 순간을 지나갈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키잡이 되신 하
나님의 여유 있는 미소를 보는 것입니다. 


우리가 혼동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은 하나님은 선교의 하나님이시라는 것입니다. 
즉 선교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입니다. 선교는 결코 실패하지 않는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고 우리
는 그 하나님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사용되는 도구입니다. 능숙한 장인은 도구가 좀 부족해도 
그 부족한 도구를 사용해서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도구 된 우리에게는 부족함
이 많이 있지만 우리 하나님이 쓰시면 위대한 하나님의 약속인 세계 선교라는 작품이 완성되게 
됩니다. 


우리는 종종 선교를 명령만으로 이해하지만 사실 선교는 우리에게 주신 명령이기 전에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씨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누리게 하시겠
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찌
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
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창 3:2-3)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서 3장 14절에서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아브라함의 복이 이방인에
게 미치게 하고 또 우리로 하여금 믿음으로 말미암아 성령의 약속을 받게 하려 함이니라”라고 
하면서 “땅의 모든 족속”이 누릴 복이 곧 구원의 복임을 설명 해주고 있습니다. 


선교가 우리에게 주신 명령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서 하나님의 약속임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명령은 받은 사람이 중요하지만 약속은 주신 분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선교는 
하나님의 약속이기에 약속을 받은 우리에게 달린 것이 아니라 약속을 주신 하나님께 달린 것입니
다. 그래서 우리는 “땅의 모든 족속”이 구원을 받을 것을 확신하며 섬길 수 있는 것입니다. 비
록 인간의 한정된 눈에 비치는 상황들이 때로는 꼭 약속이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아도 우리는 의심
하지 말고 담대히 복음의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하나님은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은 “땅의 모든 족속”이 구원의 복을 누리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셨고 오늘도 그 약속을 이
루고 계시며 하나님의 때에 완성하실 것입니다. 언젠가 우리는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
리”(계 7장 9절)와 함께 하나님 전에서 찬양하며 예배하게 될 것입니다. 

그 확신을 가지고 담대히 구원의 복음을 터키 땅에 뿌립시다. 

우리에게 주신 명령은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것입니다. “눈물을 흘리며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
로 거두리로다”(시 126:5) 기쁨으로 거둘 것입니다. 추수 밭의 주인 되신 하나님께서 우리가 눈
물로 뿌린 복음의 씨앗을 풍성하게 열매 맺고 거두실 것입니다. ‘선교’라는 배의 키를 잡으신 
하나님의 미소를 기억하며 

“아무도 능히 셀 수 없는 큰 무리”와 함께 하나님 전에서 찬양하며 예배하게 될 그 순간을 기대합니다.



  0
3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