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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작성일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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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이스 할머니(1)



글: 이세웅 실행총무




 
키이스 할머니는 열 다섯 살에 조선을 떠났다. 천황을 숭배하는 것에 반대한 어머니 사라 선교사는 일경의 추적을 피해 1939년 가재도구도 챙기지 못하고 29년 동안 사역한 조선을 그렇게 급히 떠나게 된 것이다. 



미국 남장로교가파송한 아버지 남대리(Leroy Tate Newland) 선교사가 사역하던 목포와 광주에서 멀리 떠나 평양 여학교에서 유학하던 키이스 할머니는 그렇게 조선을 떠나게 된 것이다.
미시시피 주의 브룩헤이븐에 살고 계시는 키이스할머니는 올해 89세이시다.

할머니는 아직도 한국에서 가져온 놋그릇 두어개와 조그만 3단 자개장식장을 잘 간직하고 계신다. 올해 84세인 우리 어머니보다 5살이 많으신 키이스 할머니는 우리 어머니와 한 동네에서 성장하셨다며 거의 80년 전의 일이지만 지금도 광주의 선교사 사택을 기억하고 계신다. 1984년 45년 만에 빌리 그래함 목사님 그룹과 함께 한국을 방문한 키이스 할머니는 광주의 선교사 사택을 방문했다고 한다. 자신이 살던 집이 지금은 호남신학교로 사용되고 있다면서 얼마나 기뻐하시는지 그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나의 외할아버지 김좌순 조사의 서거 80주년을 기념하면서 그 분의 일생을 찾아보며 그 분이 남기신 신앙의 유업을 되새김질 하는 것은 시간의 무게와 더불어 영원을 맞이할 준비를 하게 해 준다.

이 일을 주도하고 있는 제부 김만섭 목사가 외조부 김좌순 조사와 동역한 남대리 선교사님의 따님인 키이스 할머니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7월 미국을 방문하여 함께 미시시피로 향했다.

우리를 맞으신 키이스 할머니는 키가 큰 전형적인 미국인이다. 약간은 사무적인 첫 인상이었지만 전화로만 인사를 나눈 김좌순 조사의 외손자와 외손녀 남편의 방문으로 조금은 상기된 표정이 되셨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한국에서 가지고 온 민속공예품들과 우리 가족 사진첩을 보면서 할머니는 옛 생각(75년 전)에 잠겨 계신다.
점심을 밖에 나가서 하고 돌아온 우리에게 아이스크림을 대접하시겠다며 그릇을 씻고 계시는 할머니께서 어떤 곡조를 흥얼거리시는데 자세히 들어보니 지금도 불리는 통일 찬송가 497장 ‘어디든지 예수 나를 이끌면’이라는 곡이다.
거의 80년 전에 배웠을 찬송이 할머니의 입에서 맴돌고 후렴에 가서는 목소리가 높아지신다.



어/디/를 가/든/지 겁/낼/ 것 없/네 
어/디/든/지 예/수 함/께 가/려/네



당시의 조선에 온 선교사들의 마음 속에 있는 정신은 바로 이 가사에 담겨 있고 어디를 가든지 겁낼 것 없는 그 마음으로 삼천리 방방곡곡 예수의 진리를 전파하였다고 한다.
조선을 이웃으로 생각하고 거의 60일을 배를 타고 조선에 온 미국 선교사 남대리와 부인(사라)은 사역 중 미국으로 돌아와 일곱 째 중에 막내인 키이스 할머니를 낳고 키이스 할머니가 2살때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다. 
점심을 먹고 돌아온 할머니는 부쩍 한국어를 사용하기 시작하신다.
어떤 말이 생각나지 않는지 고민하시다가 할머니는 높은 톤으로 “기리요?” 하시더니 “아, 그래요? 이렇게 말해야 하지요?” 하면서 혼자 웃으신다. 본인이 자란 광주 지방의 사투리를 사용하다가 표준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 생각나신 탓이다. “기리요?” 하시면서 또 웃으신다. 너무 유쾌하시다.
방문하기 전에 전화를 드리고 미시시피를 방문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나를 방문하려거든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당부하신다. 자신이 89세이니 서두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하시는 말씀이다. 전화의 마지막은 언제나 이렇게 끝맺으신다.

“나를 만나러 올 때 내가 여기에 있으면 너무 기쁘고, 만약 내가 여기에 없다면 천국에서 만나도록 합시다. 나는 하나님 아버지께로 갈 날을 너무도 기다립니다. 위에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를 반겨 주실 것이고 또한 나의 아버지 남대리 선교사와 어머니 사라 그리고 두 오빠와 네 언니가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키이스 할머니(2)는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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